림보(Limbo) 이후 '플레이 데드'사의 두번째 게임 '인사이드' 많이들 아실텐데요. 꿈도 희망도 없는 결말에 저처럼 적잖이 당황하신 분들도 많더라구요. ^^;;;
저는 나름대로 주인공을 공산주의 같은 억압 체제에서 벗어나려는 불쌍한 소년으로 가정하고,
ㅠ.ㅠ 하트 바사삭
국내외 다른 분들 해석도 보고, 오랫동안 곰곰히 생각해 보다가, 드디어 이 게임의 긍정적인(?) 의미 - 여전히 부정적인 엔딩이지만 - 를 찾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결말 해석 써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해석인 점 감안해 주세요.
저처럼 '인사이드' 엔딩에 충격받으셨던 분들, 실망감을 약간이나마 함께 추스려보는 시간 되길 바랍니다. ^^;;;
※ 펌 금지, 스포일러 주의.
목 차
1. 소년의 정체
2. 인사이드(Inside) 게임 제목의 의미
3. 최종 해석과 시크릿 엔딩
4. 게임의 의의
1. 소년의 정체
아무 정보 없이 게임을 하는 초반에는 소년의 정체를 잘 알기 어려운데요.
수용소에서 탈출한 소년, 부모와 헤어졌거나 고아여서 혼자 힘들게 살아가는 아이 정도로 짐작해 볼 수도 있어요.
▲ 소년은 다른 무리와 같은 존재처럼 연기할 만큼 영리하다.
하지만 좀비처럼 의식이 없다시피하며 이상하게 움직이는 인간들, 몸에서 떨어져 나왔는데도 꿈틀거리는 다리, 팔 같은 신체 부분, 실험실과 연구원들, 특히 막판의 미트볼을 보고 나면 소년의 정체가 보다 분명해집니다.
바로 소년은 일반적인 인간이 아니라 실험실에서 배양된 인조 인간이며, 의식없는 클론들보다 진보한 모델이지만 보이지 않는 통제와 명령에 따라 움직일 뿐이라는 거죠.
2. '인사이드' 게임 제목의 의미
이 게임의 제목 인사이드(Inside)는 '내부'라는 뜻인데요.
해외 유저들의 댓글들을 보니 이 게임에 나오는 실험실 뿐만 아니라, 숲, 건물, 물 속 등 모든 배경도 실험을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세트장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더군요.
3. 최종 해석과 시크릿 엔딩의 뜻
어쩌면 그 전에 다른 복제인간 소년들이 희생되었고, 그게 게임 중 배경에서 볼 수 있는 핏자국들에 대한 설명이 될지도 모르죠.
초거대 테스트 공간에서 소년은 목표대로 움직입니다.
▲ 이런 장면에서 소년이 불쌍한 노예 인간들을 구원할 혁명 지도자라고 생각하고 감동했었건만...
다른 인조인간들을 조종하고, 퍼즐을 푸는 등 갖은 고생을 했으면서도, 끝에는 망설임 없이 미트볼 속으로 들어가 버려요. 그만큼 소년은 뛰어나면서 통제 가능한 상품..... 임이 입증된 거죠.
이렇게 생각하면 시크릿 엔딩도 설명이 가능합니다. 특정 조건을 달성하면 소년은 플러그를 뽑고 생명을 잃어버려요.
특별히 의미있는 엔딩이라기보다, 소년이 목표를 초과 달성(?)해서 엉뚱한 루트로 진입하게 되면 자폭하도록 프로그램해 놓았을 뿐인 거죠. 실험은 통제 안에서 진행되어야 별 탈이 없을 테니까요.
4. 게임의 의의
그렇다면 이 게임에 담긴 메시지가 뭘까요?
게임 제작자들의 염세주의 인생관 퍼뜨리기?
개인적으로 이 게임은 이 사회의 억압과 통제가 얼마나 교묘하게, 철저하게 작동하는지 보여줘서 경각심을 일깨우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어느 정도는 느끼고 있지만, 그래도 나름 거기 적응해서 살아가려고 노력하죠. 그래도 '내 의지'로 가능한 것들도 있다고 믿으면서요.
하지만 사람에 따라, 또 구체적으로 어떤 사회에 속하느냐에 따라 탈출 의지가 힘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바깥 세상은 어떻게 다른지, 왜 탈출해야 하는지조차 몰라 의지조차 가지지 못할 수도 있구요.
그럼 그때 필요한 건 뭘까요. 바로 외부(아웃사이드, Outside)로부터의 도움이 아닐까요?
이 게임은 어쩌면 내부에서 혼자 투쟁하는 것을 넘어, 각자 다른 곳에 속해 있는 사람들이 서로 손을 잡아야 진정한 자유가 가능하다고 말하고 싶은 건지도 모릅니다. ^_^
또한 복제인간이건 보통 인간이건간에, 생명체를 의지와 마음을 제거한 노예로 쓰는 것은 끔찍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미트볼을 통해 비주얼적으로 표현한 것 같네요...
▲ 생명이 처참하게 다뤄질 때 방관 정도가 아니라 아예 재밌게 구경하는 싸이코패스 인간들도 있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일지도. 그래서 인간들에 대한 미트볼 나름의 복수가 통쾌했다.
우리가 외부자일 때 이런 상황에 방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진정 그들이 전달하고 싶었던 최종 메시지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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