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엔딩 나이트메어 해석 특이한 공포 게임

인피니탑 게임즈(infinitap games)의 네버엔딩 나이트메어(Neverending Nightmares)라는 독특한 심리 호러 게임을 접하게 되었답니다. 정말 특이한 작품이예요.


※ 주요 장치나 직접적인 결말 언급은 없지만 주관적으로 내용을 스포일러라고 느낄 수도 있는 점 주의 요망.


■독특한 그림체와 아픈 주인공
게임이라는 게 비주얼이 좀 평범하거나 별 거 없어도 스토리 등이 뛰어나면 게임성도 괜찮은 경우도 많은데요.
막상 '네버엔딩 나이트메어'나 '리틀 나이트메어', '러스티레이크 시리즈'등을 보면 또 독특한 그림체 보는 재미에 빠져가지고 다른 게임들을 재밌게 못하겠더라구요. =_=
그런 후유증이 조금 생길수도 있지만 '네버엔딩 나이트메어' 역시 마치 옛날 서양 동화책이나 공포 잡지 삽화를 보는 듯한 섬세한 펜화를 그래픽으로 차용해서 아트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도 자아냅니다.

그리고 또 하나 특이한 점은, 보통 게임에서는 주인공이 초인간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반대로 지병이 있는 모양인지 숨이 차고 다리를 절뚝거려서 잘 걷기도 힘든 남자 주인공이 등장한다는 거예요.

병이 아니면 나처럼 저질체력인가 따흑

그렇다보니 주인공이 저러다가 쓰러지지는 않을까, 크리쳐한테 잡히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플레이하게 되는 점이 공포를 자아내는 요소 중 하나가 되는 것 같습니다. ㅠ.ㅠ

■숨겨진 진실
이 게임에서는 주인공 토마스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여러 장소를 탐색하게 되는데요. 저택, 묘지, 괴상한 정신병원, 숲, 평범해 보이는 병원 진료실 등입니다.

역시 악몽을 소재로 하는 게임이라 그런지 주인공에게 자비란 없습니다...

공포게임 네버엔딩 나이트메어의 한 장면

자살하면 또 다른 악몽 속 장소에 깨어나고... 같은 공간이 반복해서 나타나는 경우도 있구요.

게임 네버엔딩 나이트메어 해석

무엇보다 심란한 부분 중 하나는 여동생, 아내, 의사 선생님이 다 겉모습이 대동소이한 모습들로 나타나며, 그들이 하는 말이나 행동을 통해 주인공의 정체를 짐작하게 되는데 범죄자인지 희생자인지 환자인지 아님 그 모두인지 알 수가 없다는 거지요.



다만 주인공이 여성을 보는 방식을 그렇게 표현했다고 생각해요.

개개인을 하나의 개별적인 인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외모가 비슷하면 다 똑같이 여기는... 영화 러브레터가 생각난다...

이를테면 여성을 소비재처럼 보고 그냥 취향에 맞는 겉모습의 여성이기만 하다면 누구라도 옆에 있어주면 똑같다고 보는 일부 남성들처럼 말이죠.

여성이라는 존재에 대해 집착하고 많은 감정을 갖고 있지만 막상 그 개인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관심도 없는 경우랄까요?

상대가 그냥 내가 정해놓은 정의와 바람에 부합하는 여성이길 바라고 거기서 벗어나면 제멋대로 실망한다든가 하는 그런 얄팍하고 비인간적인 인간관, 여성관 말이지요.

주인공도 여동생의 안위에 대해 집착하지만,

막상 동생이 어떤 아이인지, 무슨 생각과 감정을 갖고 살던 아이인지에 대해 지식이나 관심이 있다는 증거는 게임에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물론 오빠로서 제대로 보호하지도 못했죠.


어차피 보호는 커녕 해쳤다는 추측이 우세합니다...

■제작자가 우울증?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이 게임의 디자인을 맡은 매트 길겐바흐(Matt Gilgenbach) 실제 강박증과 우울증을 앓은 경험을 게임에 활용했다고 합니다.


본인이 겪은 적막함과 절망감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게임에서 화면을 가리는 까만 연필선 레이어가 상당히 자주 보이는 편입니다. 현실을 맑고 밝게 있는 그대로 볼 수가 없고, 답답한 시야를 지닌 채 방황하는 것이죠.

사람에 따라서 명작이라고, 혹은 기분나쁜 졸작이라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개인적으로 펜 그림체는 개성있고 특징적인 공포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은 자신의 상황에, 게이머는 주인공에 대해 점점 더 공포감을 느끼게 되는 게임이라서 호불호가 갈릴 듯 합니다.

또한 상업 게임이면서도 특정 질병을 앓는 사람들이 겪는 증상이나 공포를 직간접적으로 표현하는 이런 작품들, 이런 과감한 시도들을 통해서 타인을 이해하는 지평을 넓혀갈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다만 직접 플레이하기에 심란한 내용이 될 수 있으므로, 어떤 분들에게는 유튜브에서 게임플레이를 감상하는 쪽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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